고베에서 만난 프랑스, 이탈리아, 서양 요리
갯바람을 머금은 따스한 바람은 오사카나 교토와는 다른 독특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항구 도시에서 사랑받아 온 서양 요리는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맛을 자랑하며, 독자적인 문화를 구축해 왔다.
지금 꼭 맛봐야 할 세련된 서양 요리들을 선별했다.
르세뜨ルセット
문의 전용 번호: 078-221-0211
- 주소:
- 효고현 고베시 주오구 야마모토도리 2-2-13 실크하이츠Ⅱ 지하 1층
- 영업:
- 11:30~마지막 주문 14:00/18:00~마지막 주문 21:00
- 휴일:
- 월요일
셰프의 비법
'푸아그라 데크리네숑'. 데크리네숑이란 백 가지 얼굴이라는 뜻. 왼쪽은 프리외레, 가운데는
얼려서 부순 것. 오른쪽의 소금에 절인 푸아그라의 식감은 좀처럼 맛볼 수 없다. 프렌치 식재료의 대명사인 푸아그라를 비법과 온도, 조리법 등에 변화를 주어 모든 요리에 적용. 강습을 열 정도로 푸아그라는 그에게 자신 있는 분야이다.
1960년생. 90년간 이어온 본가인 '우나기야(장어요리 전문점)'에서 프렌치 세계로. [르 퐁드 시엘]에서 훈도를 받고 전통적인 프렌치를 계승하는 한편 쓰이타치카이라는 연구회 회장도 맡고 있다.
야생 오리와 농장 오리의 장점을 살린 희귀한 뷰루고 가문의 크로와제 오리. 다리살은 콩피, 가슴살은 로스트로
디저트. 구운 가나슈, 뛰어난 사탕 공예가 시선을 사로잡는 딸기 아메가케와 랑그드샤, 마스카르포네 아이스크림
파테, 털게 타르타르,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블랑망제에 에스카베슈 등 럭셔리한 전채 요리
고베의 고지대에 위치. 지하지만 입구에 인접한 방은 쏟아지는 햇살과 나뭇잎으로 화사하다.
고베 프렌치의 선구자이자
항구 도시를 대표하는 전통 깊은 가게
고베하면 고베 소고기, 난킨마치로 유명한 중화요리,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양식을 꼽을 수 있다. 이곳은 간사이 제일의 항구 도시로 역사를 함께 해 온 거리이다. 특히 프렌치 이미지가 의외로 강하다. 그 중에서도 전통 깊은 가게라 할 수 있는 곳이 [Recette]이다. '프렌치'가 아닌 '프랑스 요리'란 호칭이 일반적이었던 시절부터 일본인들이 가장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맛은 물론 지비에(멧돼지, 사슴 등과 같은 사냥감 고기) 같은 본격적인 식재료도 취급해 왔다. 오픈 당시부터 셰프로 몸담고 있는 요다 히데토시 씨는 "20년 전만 해도 지비에가 일반적이지 않아서 동업자들끼리만 주문하곤 했어요"라며 웃는다.
캐주얼 프렌치가 인기를 얻으면서 제대로 된 육수를 만들지 않는 가게도 늘고 있지만 퐁드보(송아지 뼈 육수)와 퓌메드프와송(생선 육수)도 유행에 좌우되지 않고 늘 정성을 다해 끓여 낸다. 전통적이면서도 초저온에서 얼린 다음 부수는 기법을 써보기도 하는 등 "시험관도 있긴 있어요"라며 웃는 요다 셰프는 시대의 흐름을 등한시하지 않는다.
짙은 황갈색을 내기 위해 장시간 뭉근하게 볶아 달착지근하고 쌉쌀한 양파 키슈, 신선한 재료와 진한 양념의 털게 타르타르 등 큰 유리 접시에 고급스럽게 담긴 전채 요리.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 듯 소스의 아름다운 빛깔로 수놓아진 오리고기는 뷰루고 가문의 샤란오리 중에서도 귀하다는 크로와제이다. 섬세한 맛이 두드러진 가슴살과 풍부하고 깊은 맛이 나는 다리살에 풍미가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고베 프렌치라고 할 만한 전통 깊은 가게 중 한 곳이다.
벡ベック
1975년생, 고베 출신. 이 세계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사실 술을 못 마셨다는 기시모토 다쓰야 씨. 고베와 도쿄, 본고장인 프랑스의 가게에서 실력을 연마하다 셰프 겸 경영자 겸 접시닦이…로 4년 전에 이곳을 오픈
시골풍 고기 파테는 와인→파테→와인…을 끝없이 반복하고 싶어지는 최고의 와인 파트너
남은 열기를 사용해 천천히 구운 뷰루고 가문의 샤란오리. 자른 단면에는 소금과 25년 된 발사믹을
'콩과 야채 수프'. 7가지 채소의 맛을 살린 흰 강낭콩 수프
카운터뿐이지만, 사이드 쪽은 3~4명까지 나란히 앉아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이 또한 치밀하게 계산된 것
모든 것을 짊어지고 카운터에 선
고고한 요리사의 가게
오픈한 지 만 4년째. 그보다 앞선 2년 전부터 오너인 기시모토 다쓰야 씨가 마음먹은 것이 있다. 그것은 '뭐든 혼자서 하자'라는 것. '진심을 담아 가게를 꾸리고, 요리를 만들면서 전부 다 제가 책임지고 해 나가고 싶었어요. 솔직히 사람을 쓸 용기가 없더라고요'라는 기시모토 씨.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 가게와 부엌의 크기와 형태, 카운터의 길이, 좌석, 동선까지 모든 요소를 신중하게 고려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여 완성된 것이 양 사이드를 짧은 L자로 하여 ㄷ자 형태와 비슷한 카운터이다. 그 한가운데에서 기시모토 씨가 만들어 내는 요리와 기법은 실로 전통적이다. 예를 들어, 최소 10일은 재운다는 '시골풍 고기 파테'는 돼지나 닭의 간 등 프랑스에서는 일반적인 레시피. 맛의 핵심인 기름과 간을 정성껏 손질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보통의 2배 정도라는 염분 농도가 다르다. 그러나 그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와인과 적절한 궁합을 이루는 상태가 된다. 오래 재워둠으로써 식재료와 기름, 그리고 염분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지는 것이다.
이러한 파테와 오리도 와인 파트너로 선별되어 살아남은 메뉴. '느닷없이 먹고 싶어져서 찾게 되는 요리가 되면 기쁘겠죠'라고 불혹의 나이를 맞이한 기시모토 씨는 말한다. 와인 바이면서도 다양한 요리를 갖춘 이곳은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돌리고 싶지 않다며, 혼자서 모든 것을 짊어지기로 각오한 오너의 성의기도 하다.
카 센토カ セント
문의 전용 번호: 078-272-6882
- 주소:
- 효고현 고베시 주오구 나카야마테도리 4-16-14 세이잔소 1층
- 영업:
- 12:00~15:00(마지막 주문 13:00)/18:00~23:00(마지막 주문 20:00)
- 휴일:
- 월요일, 셋째 주 화요일(화요일, 수요일은 저녁만 영업)
셰프의 비법
통칭 '오지야'. 갑각류로 낸 육수로 생쌀을 끓인 요리 오자. '오지야'의 어원이라는 속설도 있어 주방 안에서는 '오지야'라고 불리는 이 요리가 바로 이곳의 간판메뉴. 향이 매우 풍부하지만, 맛은 담백하며 많은 단골손님에게 '오자를 먹기 위한 배는 따로 있다'고 정평이 나 있어 손님들이 마지막까지 즐기고 간다.
15세에 요리 세계에 입성. 1998년부터 8년을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수련하고, 26세에 스페인 발렌시아 [Ca sento]의 셰프로. 2006년 귀국하여 2008년 자신의 가게를 오픈. 재작년에 리뉴얼
스페인에서 들여온 정어리는 염분을 정성껏 제거하고 가가후토 오이를 곁들였다.
이나가키 농장의 토마토를 갈아 에스푸마와 소스로. 단맛과 신맛, 좋은 토마토에서 맛볼 수 있는 모든 맛이 난다.
루타 잎 젤리와 와카야마산 오렌지 아이스크림. 루타는 꽃도 장식으로 사용된다.
재작년에 리뉴얼하여 거의 배로 넓어진 가게 면적. 그중에서도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주방 크기는 단번에 넓어졌다.
요리는 혼자가 아닌
팀으로 함께하는 것
본인을 '운동선수 타입'이라고 말하는 후쿠모토 신야 셰프.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총 8년을 수련하고, 현재 고베에서 유일하게 미슐랭 스타 3개를 받은 [카 센토]의 요리에 다다랐다. 그는 기존의 요리로 분류되는 것을 싫어하지만, 굳이 장르를 꼽는다면 스페인 요리에 가장 가깝다고. '단, 먹고 나서 "아니, 맛이 다른데"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같은 새우를 써도 스페인 새우와 일본 새우는 맛이 다르니까요'라며 웃는다.
예를 들어, 현지 이나가키 농장에서 공수한 토마토를 사용한 요리는 진한 단맛과 신맛이 하나로 섞여 입안에 퍼지면서 토마토의 깊은 맛이 만족감을 더해준다. 현지에서 염장된 상태로 주문하여, 깨끗이 씻어 염분을 빼고 잔가시를 제거해 정성껏 손질한 안초비는 최고급 절임 음식인 헤시코와 같다. 인기 메뉴인 오자는 풍부한 향에 매료되는 갑각류에 올리브 오일과 마늘을 사용하였지만, 의외로 맛이 깔끔하여 '오자를 먹기 위한 배는 따로 있다'는 많은 사람의 말처럼 가볍게 먹을 수 있다. 이곳의 모든 요리는 임팩트나 강한 펀치라기보다는 재료의 맛을 속속들이 세밀한 부분까지 잘 살린 듯한 맛이다.
후쿠모토 씨는 "유명해지는 것이 일류가 아니라 주방에 있는 걸레 1장이 깨끗해야 일류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혼자가 아닌, 생산자를 포함하여 가게라는 팀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것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우리의 맛'이 아닐까.
※기사는 게재 당시의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입니다.